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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L] 신입공채를 노리는 취준생에게 (문과편)1일 1포스팅 잡설 2020. 6. 5. 06:00
안녕? 김백수다.
우선 팬데믹 시국에 대기업 신입공채를 준비하는 모든 문과 취준생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신입 취업 자체가 바늘구멍이 된 상황인 걸 알면서도, 끝까지 어떻게든 해보려 하는 그 열정과 의지는 리스펙한다.
다만 이 글은 위로하려는 목적으로 쓰여진 게 아니다. 대기업 신입공채를 노리는 취준생 당신이라면 이게 무슨 말인지 알 거다. 그래 맞다. 지금부터 하려는 말은 누군가에게 '돌직구' 일 수도 있고 '제정신 아닌 소리' 로 들릴 수 있으니 각오 하라는 거다.
더 이상 '귀하의 능력은 출중하나 아쉽게도~' 이딴 거 안보려면 뭐라도 나은 게 있어야 하지 않겠나. 이 똥글이 그걸 방지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시작한다.
다들 알다시피 이때까지 기업이 신입채용을 하는 건 '장기적인 미래' 를 위해서 하는 거였다. 당신의 높은 학점과 다수의 수상경력, 높은 어학점수 등은 당신의 포텐셜을 보여주는 훌륭한 지표였고, 그래서 기업은 당신의 잠재력을 믿고 뽑아 길러줬다. 장기적으로 회사 중역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팬데믹이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이는 지금, 기업들이 당신을 뽑을 이유는 전혀 없다. 특히 S전자, H자동차 등의 제조업 기업일수록 / 중소기업일수록 더하다.
극단적으로 말해 현재 신입채용 문과생의 가치는 화장실 청소 인력보다 못하다. SKY도 예외 없다. 영업/경영지원 직무? 당신을 뽑느니 공대생을 뽑아 영업/경영지원 가르쳐서 써먹는 걸 더 선호한다.
왜냐고? 지금 문과생이 대학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들이 99%이거든. 기업에서 왜 '직무경험' 타령하겠나. 5년 미만 중소/중견 경력직 출신 아니면 엄두도 내지 말라는거다. 그런 사람들만 서류합격 시켜도 경쟁률이 차고 넘치니까.
알바경험 대외활동경험 엮어서 면접때 말하라? 대외용 발표를 그대로 믿는 흑우 없지?
공모전 수상이력? 사실상 사회환원성 이벤트인데 수상경력 아무리 많아봐야 2~3년 겪어본 경력자보다 역량 딸린다.
어학스펙? 공대생들도 영어 중국어는 기본으로 깔고 가는 시대인데다 유학생들도 인력시장에 차고 넘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대학 학부생의 어학실력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청년인턴? <미생> 장그래를 보고도 그런 꿈을 꾸나? 청년인턴 일자리는 정부 고용통계 지표를 위해 어쩔수 없이 하는 생색내기일 뿐이다. 당신은 합격하고 나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확률이 99.9%다.
백번 양보해서 학점이 높고 수상경력 많은 걸 인정한다 해도, 매출 직격타 받은 지금 대부분의 기업들은 당신의 포텐셜을 고려할 여유가 없다. 돈이 안 들어오는데 방법 있나.
혹자는 말한다. 가능한 빨리 SW 언어를 배우라고. 그 다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어오고 공부했던 모든 것들을 하나로 엮어, SW에 녹여넣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라고.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문과생이 SW 언어를 공부해도 컴퓨터공학 전공생의 전문성 역량 세발의 피다. 4년간 코피터지면서 실무로 내공쌓은 저들을 독학/직업교육으로 어떻게 이기나?
지금 문과는 채용시장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 그 자체다. 안 뽑자니 언론 눈치보이고, 뽑자니 경영진/주주들 눈치보이는.
당신을 뽑아다 SW를 가르쳐 활용하느니, 차고넘치는 SW 개발자 출신 경력직을 뽑아 굴리는 게 더 합리적이다.
당신을 뽑아다 영업을 가르치느니, 타 업체에서 굴러 본 능력자를 돈많이 주고 스카웃 하는게 합리적이다.
해외에 파견가는 것도 OK라고?
당신을 뽑아다 해외에 파견보내며 굴리느니, 현지인력을 값싸게 채용하는 게 더 수지타산에 맞다.
문과전공 대학 졸업장이 의미 없다는 걸 받아들이라.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선택과 집중을 하라.
-계약직이라도 들어가 어떻게든 버티면서 기업 이름빨로 버티기
-중소기업 정규직으로 들어가 연봉 2,200만원 받으며 버티기
-보험회사 들어가서 기본급 없이 100% 성과급 받으며 회사생활 하기
-나이 30살 먹기 전까지 공기업/공무원에 도전하기
-공인중개사 따서 부동산영업에 도전하기
-전문대로 역진학해서 대기업 생산직으로 들어가기
-고졸 일자리를 두드려서 허드렛일이라도 하기
-망할확률 99%의 창업하기
-해외취업에 도전해서 외노자로 시작하기
아무리 생각해도 위에 나온 것들 말고는 옵션이 없다.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알려달라.
'야이 김백수놈아 그래서 우리보고 어쩌란거냐' 라고 말하는 거 이해한다. 나도 문과출신이라 가능한 꿈과 희망을 주고 싶은데.. 지금 상황이 위처럼 말할 수 밖에 없다. 현실이 이런 걸 어쩌겠나.
꿀팁 하나 알려주겠다. 지금의 그 분노와 어이없음, 황당함이 느껴지지 않을 때 까지 위 글을 반복해서 읽어보라. 처음 읽었을 때는 정말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내용들 때문에 감정이 욱하겠지만,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무언가 이상한 점이 보일 것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글을 좋아하는 문과라면 그 정도 틈새는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틈새가 꽤나, 매우 많다)
그 틈을 포착해서 이 글을 다르게 읽어보라. 내용이 전혀 다르게 이해될 것이다. 이게 가능한 문과는 상위 1% 밖에 없겠지만.
'혹시 ~~을 하라는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게 내가 궁극적으로 하려는 말일 확률이 높다. 긴가민가 싶으면 댓글 로 남겨도 좋다. 시간날 때 확인해서 그게 맞는지 아닌지 답글달아 주겠다. 같은 문과생으로써 그정도는 기꺼이 도와줄 수 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라. 당신이 투덜대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성공경험을 만들기 위해 밤새면서 준비한다. 투덜댄다고 바뀌는 것은 없다. 방법을 하나하나 찾고 발견하는 과정에서 당신에게 최적화된 답이 자연스레 나올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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