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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의 '튤립' 앱 사용후기1일 1포스팅 잡설 2020. 11. 20. 05:30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한지 약 10년째. 대학졸업 이후 이성을 만날 기회가 더욱 줄어든데다, 4년 만나던 여자와 헤어진 뒤 스마트폰 소개팅 앱을 몇개 깔아 써왔다. '튤립' 앱은 그 중 하나다.
'튤립' 앱만의 특장점은 다른 사이트에도 개제되어 있으니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개인신상 입력 + 500~700자 내외 에세이 3개 작성 + 가치관질문 선택
-첫 번째 에세이는 상대방의 참고자료로 활용
-'카드 선택' 이후 에세이 모두 확인 가능
-에세이 내용 및 가치관 OK라면 대화신청 가능
-이 모든 과정이 무료 (대화신청시 12시간 후 다시 신청가능)
인터넷에 튤립 앱을 검색하면 '누가봐도 마케팅' 인 글이 나온다. 개인적인 사용자의 후기는 거의 보이지 않고,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 내 게시판 글로 뜨문뜨문 올라와있다. (대부분 쓴이가 여성이다) 따라서 이 포스팅은 블로그 중 튤립 앱에 대한 사용후기를 남성 입장에서 적나라하게 명시한 포스팅일 것이다.
간단하고 명료하게 사용후기 정리 들어간다.
[장점 TOP 2]
-글빨로 외모적 요소 커버 가능 (★)
나 김백수는 소개팅앱 성공률이 평범한 수준이다. 내가 동일점수대 여자였다면 어느정도 OK 사인들이 많이 왔겠지만, 이런 소개팅 앱들은 남성 이용자들이 여성보다 월등히 많은 법. 사진으로만 나를 어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튤립은 이 문제를 해결해준다. 김백수가 누구인가. 나름 글 하나는 뽑을 줄 아는 사람 아닌가. 마음에 드는 글을 쓸 때 까지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수 차례의 퇴고 끝에 완성된 글은 '대화신청 도착' 또는 '상대편이 대화를 수락' 등 높은 선택률로 이어졌다. 꽤 많은 분들의 연락을 받았고, 많은 분들과 대화가 이루어졌다.
물론 이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내 나이대 남자들 중 글쓰는 실력이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 앱을 사용하고 있다면 더더욱 드물테고. 따라서 본인 글쓰기 내공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다른 앱을 사용해 보는 것도..
-이상형에 대한 현실적 기준 확립 가능
튤립에서 사람을 찾을 때는 '가치관' 질문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최대 5개 선정할 수 있으며, 이 5개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카드를 찾아내기란 매우 쉽지않다. 대부분의 경우 5개 중 2~3개가 부합하며, 극히 드문 확률로 5개 모두 만족하는 카드가 뜬다. 이 과정을 통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 을 직접 확인하고 인정할 수 있는데, 매우 색다른 경험이다.
이 과정에서 '이상형' 에 대한 기준이 확립된다. 다섯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 매우 좋지만, 그런 사람만을 두드리기에는 시간이 없다. 오히려 현실적 기준을 더욱 잘 직시하게 되어 이상형 보는 눈이 바뀌기도 하며, 막상 대화를 나누어보면 그리 나쁘지도 않음을 알게 된다.
돌이켜보면 검색조건에 다 부합할 경우 오히려 대화가 성사될 확률이 높지는 않았던 것 같다. 모집단 수가 적어서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일수도 있을 것. 분명한 것은, 1~2가지의 요건을 양보했을 때 대화성사 확률이 가장 높았다. 앱 덕분에 나 스스로 이상형의 기준을 재확립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단점 TOP 2]
-검색 엔진 알고리즘 완성도가 아쉽다
튤립에서 사람을 찾는 것은 자체 검색엔진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회원 데이터베이스 중 가치관 별로 자체 필터링을 진행, 검색자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을 소개시켜 주는 알고리즘으로 보인다. 얼핏보면 이상형 요건을 최소 2~3개씩은 고려해서 매칭을 진행해 줄 수 있는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보인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의외로 이상형 요건 5개 중 1개만을 만족하는 경우가 심심치않게 나온다. 시간을 두고 검색을 다시 하면 괜찮아지는 듯 하다가(5개 중 3~4개 충족하는 카드 제시), 무료검색 충전이 완료될 때 마다 누를 경우 금방 원상태로 되돌아간다. 이 쯤 되면 '이럴거면 가치관 필터링을 왜 넣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소개팅 앱의 구조적 한계는 여전 (★)
튤립을 통해 실제 만남을 몇번 가졌다. 애프터로 이어진 적은 없지만, 개의치 않는다. 인연이 아니었나보지. 적어도 나처럼 지역연고가 없는 사람에게 튤립 앱 덕에 좋은 경험 할 수 있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이 앱 또한 소개팅 앱의 구조적 한계가 분명하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실제 사람과 언제든지 컨택할 수 있다. 대화를 진행하다 여차하면 다른 사람과 컨택을 하면 그만이다. '조금만 더 부딪혀보면' 의외로 잘 어울릴 수 있는 경우가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왜? 굳이 그 고생 할 바에 편히 다른사람 만나면 그만이니까.
Easy Come, Easy go. 슬픈 말이지만 이는 아직까지도 통용되며, 스마트폰 소개팅 앱 '튤립' 에도 예외가 아니다.
당일 약속파토 및 잠수 / '어디한번 날 웃겨봐' 라는, 심사위원 같은 여성 / 연애 목적이 아닌, 사람반응 궁금해서 가입한 여성 등 별에 별 사람들이 다 들어와있다. 더 큰 문제는 튤립 시스템구조 특성상 이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 앱 내 대화 기록이 남아있으면 '신고' 를 통해 필터링 및 페널티가 부과되지만, 대부분은 카톡으로 넘어가기에 답이 없다. 허허..
진중한 만남을 추구한다는 앱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가볍디 가벼운 앱으로 전락하는 놀라운 현실. 세상 일은 알고도 참 모르겠다.
['튤립' 사용후기 총평 3줄요약]
-비주얼적인 요소가 최소화되고 에쎄이가 중심이다 보니, 보다 진중한 소개팅 진행이 가능. 글 솜씨가 있고 매일 꾸준히 들어올 수만 있다면 매칭/대화까지 원활히 잘 이어질 수 있음.
-그럼에도 앱은 앱일 뿐. 상대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은 경우가 많지 않고, 역의 경우도 꽤 많음.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줬으면 싶지만,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더라. Easy Come, Easy Go는 진리 of 진리.
-'허허 그러려니' 멘탈관리 하면서 하루하루 지내다 보면 '대화신청' 이 와있는 경우가 꽤 된다. 상대가 마음에 들면 오순도순 대화하며 서로 알아가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싶으면 대화취소 하시라.
(그럼에도 가장 좋은건 주변에서 찾거나 지인에게 요청하는 게.. 앱은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보니 하하)
도움이 됐기를 바라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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