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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리딩에 대한 생각1일 1포스팅 잡설 2021. 1. 25. 14:54
모든 인간은 대화를 하며 살아간다. 대화로 상처도 받고, 힐링도 받는다. 그래서 옛 선조들도 말하시지 않나. 혀 끝을 조심하라고.
반대로 생각해보면, 대화만 잘 해도 못 이룰 게 없다. 상대에게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환경세팅을 해 두면 된다. 콜드 리딩은 그 중 하나의 기법이고.
나는 회사를 다닐 때 콜드리딩을 해외영업에 적용해 효과를 많이 보았고, 사업을 하는 지금도 콜드리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콜드 리딩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겠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팔고 있으므로, 이걸 읽어서 적어도 손해보는 사람은 없겠지.
시작한다.
콜드 리딩은 일종의 독심술이다. 콜드 리딩을 통해 상대의 언어적/비언어적 표현을 읽어내어 상대에게 '너 그러는 거 다 보여' 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상대는 심적으로 크게 당황하며 내 페이스에 말려든다. 차마 말로 내뱉기 어려운 메시지를 읽혔으니 그럴 수 밖에.
그래서 콜드리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다면, 당신은 상대가 하려는 것이 콜드리딩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있다. (특히 다단계 가입 유도 등을 방지할 수 있다)
콜드리딩은 기본적으로 넓은 범위에서 좁은 범위로 이동한다. 인간 대 인간으로써 넓은 범위의 호감을 얻고, 하나씩 범위를 좁혀간다. 대부분의 경우 그 방향성은 '내가 얻고자 하는 것' 으로 향한다. 이렇게 출발지와 목적지가 정해지면 이후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고 동요하는 것이 포인트이며, 일부 사람들의 경우 과감히 미래를 예견하기도 한다.
※ 현장영업직으로 근무하는 분들이 사용하는 'SPIN, FABE기법' 은 콜드리딩 중 위 중간과정에 해당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글 참고. 콜드 리딩은 영업에 있어 매우 강력한 무기다.
그렇지만 콜드 리딩이 오남용이 되는 경우도 많다. 가장 큰 문제점은 두가지인데..
문제점 하나. 인간을 도구로 보게 되면서 콜드리딩을 하는 당신이 피를 볼 확률이 높아진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인 메시지를 테크니컬하게 전달하여, 상대가 자신을 믿어버리도록 만든다. 이를테면 타로점/신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람 개개인이 전부 다른데 특정 단서 하나만으로 전체를 단정짓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비합리적인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만 하면 상대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영업을 하면 안 된다. 모든 영업은 기본적으로 상호호혜성을 띄어야 하는데, 지금 당신은 사람을 도구이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 마인드셋은 상대방에게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있고 당신은 돈 몇푼 얻으려다 더 큰 것(회사/당신에 대한 평판 등)을 잃을 수 있다.
문제점 둘. 어설프게 콜드리딩 했다가 고단수를 만나면 자칫 크게 당할 수 있다. 콜드 리딩의 핵심은 감정과 이성간의 균형이다. 이것이 가능한 사람들이 소위 '리더' 의 자리에 오른다. 이들은 언행 하나하나를 모두 계산적으로 보여주지만, 상대는 자신에게 솔직하기를 바란다. 이들은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는 데 도사들이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어설프게 콜드리딩으로 자신을 현혹시키려 한다? 오히려 크게 당한다.
팬데믹 및 취업난의 심화로 리스크가 더 높아졌다. 온라인 비즈니스가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리더의 자리/대표의 자리에서 경제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성공하지는 못하더라도, 의외로 꽤 많은 사람들이 대표의 자리로 활동하고 있다. 콜드리딩을 갓 배운 당신은 상대가 그런 카리스마있는 대표인지 아닌지 구별해 낼 방법이 없다. 그래서 자칫하다가는 정말 더 큰일 날 수도 있다.
콜드 리딩은 분명 좋은 도구이자 기법이다.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서 부터 시작하지 않나. 사람의 심리를 공부해 자기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노력과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그럼에도 콜드 리딩은 명확한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상호호혜성에 바탕을 둔 '진심어린 의사표현' 이 아니라, 본인만의 무언가를 위한 일방적인 의사표현일 뿐이기에.
상기 이유들을 고려해 보면, 어쩌면 순수한 마음으로 들이대는 게 가장 쉽고 효과적이지 않나 싶다. 콜드 리딩은 분명 훌륭한 기법이고 무기이지만 그 한계점도 명확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포섭할 수는 있지만 소위 '우두머리' 를 공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두머리들은 일반인과 다르다. 존경심과 인정 등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면 이들은 손쉽게 무장해제를 한다.
만약 당신이 콜드리딩을 알고 이미 익숙하다면 '누울 자리를 봐 가면서 누워라' 라는 말을 전한다.
그렇지만 콜드리딩을 모른다고 해서, 콜드리딩을 꼭 배울 필요는 없다.
본인의 온전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건 당신이라는 사람의 우주이지, 다른 것들은 곁다리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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