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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L] 글 읽는 법1일 1포스팅 잡설 2020. 6. 15. 23:59
김백수의 초등학교 시절 '속독' 이 유행했었다. 1분, 2분에 500자 가량의 글자를 정독+속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원이었는데, 지금은 초등학생들에게 하고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정속독을 배우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게 글 읽는 방법이다. 정속독의 핵심은 글을 문단별로 쪼개서 그 문단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데 있다. 이 덕분에 남들이 1분에 250자 가량을 읽을 때 나는 최소 2~3문단(약 800자~1000자) 을 읽을 수 있었다. 이는 지금까지도 블로그 생활을 이어주는 밑바탕이 되어주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글 읽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방법론에 관한 내용이니 평소에 글 읽는 데 문제가 없는 사람은 '뒤로가기' 눌러도 좋다.
시작한다.
1. 하나의 문단. 하나의 중심문장.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핵심문장이 들어간다. 이것은 모든 글의 기본적인 원칙이다. 영어든 일본어든 한국어든 상관없다. 나머지는 모두 부연설명일 뿐이다. 지금 당신이 읽고있는 이 부분도 엄밀히 말하면 첫 문장을 부연설명하는 부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단은 집을 구성하는 각각의 뼈대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위 문단에서 중심문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첫 문장이다. 그리고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핵심문장이 들어간다' 이걸 Support하는 수많은 문장들이 부수적으로 딸려온다. 당신이 읽는 것에 재미를 많이 느끼고 이런 각각의 문장들을 음미하는 재능이 있다면 모든 문장을 읽어도 무방하다. 다만 그렇다 해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망각하면 말짱 도루묵이므로, 본인 상태를 봐가면서 읽자.
읽기가 잘 안되는 사람들은 이 모든 것들을 해석하려고 한다. 국어 비문학부터 영어 독해, 토익RC 등 모두 그렇다. 이 사람들의 특징은 '해석해내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둔다. 당장 이 문단만 해도 보라. 당신이 여기까지 글을 읽었다면 부연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또는 해당 주장을 어떻게 전개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읽고있을 것이다. 이는 합리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비합리적인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당신과 같은 글 덕후는 아니기 때문이다.
각 문단 별로 중심문장을 엮어 이어보라. 각 문단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파악이 가능해서 제목과의 연관성을 생각할 수 있다.
이 단계에 숙달되면 당신은 최소 1분에 300자 ~ 500자를 문제없이 읽어낼 수 있는 수준이 된다.
2. 눈에 잘 들어오는 부분에 주목하라. 분명히 그 이유가 있다
처음부터 글이 잘 들어올 수가 없다. 모든 문장이 다 핵심문장처럼 보이고, 중심문장처럼 보일 것이다. 나도 그랬다. 수능국어 공부할 때 이 스트레스가 어마무시했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수학문제 풀듯이 모든 활자를 정독해서 꼼꼼히 읽었다. 그래서 결국 수능시험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차라리 눈에 잘 들어오는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읽어보라. 눈에 잘 들어온다는 건 분명히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의 본능은 꽤나 강력하다. 별다른 학습을 받지 않았더라도 유전자/무의식이 당신에게 메시지를 던진다면 한번 믿어보라. 설령 그게 중심문장이 아니더라도, 눈에 들어오는 부분들을 표시하면서 문단별로 이어보라. 문단 별로 각 부분이 내용연결이 되고 그것으로 문제풀이/설명이 가능하다면 당신은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이다.
3. 무한반복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에서 탈락한다. 지루하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방법을 아는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대 인터넷 시대에서 방법론적 지식을 몰라서 못해낸다? 그런 건 없다.
그런데 왜 실제 사람들의 실력은 예전과 달리 점점 떨어지는가? 정보만 얻고 그걸 익혀서 체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문해력은 쓰레기가 되어가고 있다. '3줄요약', '영상내용 요약댓글' 등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그 글들을 읽는 시간조차 낭비라고 생각한다. 일개 포털사 베스트댓글이 힘을 얻는 데에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당신이 정말 분별력을 갖고 싶다면, 지루하고 괴롭더라도 이 부분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 시작부터 어려운 글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지금당장 집어들어서 5분간 집중해 읽을 수 있을 책을 알아보라. 책 고르는 법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에서 언급했으니 참고하시고.
https://backsookim.tistory.com/16
유의할 점은, 반드시 '완전한 글' 로 반복해야한다는 것이다. 수능 비문학지문 따위로 훈련할 게 아니라는 거다. 수능같은 국가주도 시험에 나오는 글들은 분명 잘 쓰여진 글이지만, 변별력을 가려내야 하는 '시험' 용이다. 글 읽는 법을 알고싶어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완전한 글을 제대로 읽으면 극도의 희열이 느껴진다. 각 문단의 중심내용을 이어서 소제목과 연계시키고, 그 소제목들이 모여 중제목을, 중제목이 모여 대제목을 이루는 그 과정을 직접 해보라. 각 과정이 모두 완료되어서 목차만 보고도 해당 책의 내용을 기억해보라. 그 때의 희열은 정말 글로 표현할 수 없다.
고기도 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 지금 여기까지 이 글을 읽었다면 당장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아 관심있는 책 한권을 집어보라. 나의 경우 첫 책이 경제학 책이었다. 내용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하루만에 술술 읽어냈다. 그 과정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경제학과 관련 없는 책을 읽어도 경제학의 특정 내용을 떠올릴 수 있게 됐다. 첫 책이 나만의 '배경지식' 으로 승화된 것이다.
4. 쓰기 (Utilize)
사실 읽기의 목적은 표현에 있다. 당신이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 담아두기만 한다면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건 문학도 마찬가지다) 읽은 내용을 곱씹어보며 '정말 그 내용이 맞나?' 라는 생각을 가져보고, 추가자료를 조사해보아야 한다. 이러한 '소화과정' 을 거치면서 그 내용은 진짜 본인만의 것으로 발전한다.
본인만의 것이 쌓이면 이를 써먹어야 한다. 글을 쓰든 말을 하든 어떤 방식이라도 상관없으니 산출물의 형태로 연계한다. 당신의 생각과 고찰은 그 책값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당신이 대학 전공자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각자의 의견은 나름대로의 의미와 가치를 지니며, 우리가 해야할 것은 그들의 주장과 근거를 '가치' 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당신이 어떤 '가치' 를 만들어내는 사업자라면 반드시 읽고 쓰기에 능통해야 한다. 활자에 미치지 않은 부자는 진짜 부자가 아니다. 진짜 부자들은 수백억 수천억 달러를 갖고있음에도 매일같이 수십만자를 읽는다. 직장인들이 하루에 읽고 쓰는 글자가 많아봐야 1만자인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읽었다면 반드시 쓰라. 그러면서 본인만의 그릇이 커지고 성장한다.
본인의 그릇을 넓이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잊지 말자. 글 읽는 능력이 곧 재산의 척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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